불능범(不能犯)
범죄를 저지르려는 의도가 있었으나, 그 행위가 실질적으로 범죄를 성립할 수 없는 경우를 말합니다. 즉, 범죄의 실행이 불가능한 상태였거나, 결과적으로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를 의미합니다.
불능범의 사례
- 물리적 불능: 예를 들어, 피해자가 이미 사망한 상태에서 살인을 시도한 경우입니다. 살해하려는 의도가 있었지만, 대상이 이미 사망했기 때문에 살인은 성립할 수 없습니다.
- 객체의 불능: 예를 들어, 독을 탄 음식을 먹여 살해하려 했지만, 음식이 손상되어 먹을 수 없는 상태였던 경우입니다. 이 경우도 살해하려는 의도가 있었지만, 그 의도가 실현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 수단의 불능: 예를 들어, 실탄이 없는 총으로 사람을 살해하려 한 경우입니다. 총을 쏘려는 의도가 있었지만, 실탄이 없어서 살인은 실행될 수 없었습니다.
법적으로 불능범이 문제 되는 이유는 범죄를 실행하려는 의도가 있었으나 실제로는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 그 의도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 때문입니다. 많은 국가에서는 불능범도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지만, 그 처벌의 정도는 실제로 범죄가 성립한 경우보다는 가벼운 편입니다. 이는 범죄 의도와 실행 가능성 간의 괴리를 고려한 것입니다.
한국 형법 규정 사항
한국 형법에서는 불능범에 대해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 형법 제27조: '실행의 수단 또는 대상의 착오로 인하여 결과의 발생이 불가능하더라도 위험성이 있는 때에는 처벌한다. 단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 이 조항에 따르면, 실행의 수단이나 대상이 잘못되어 결과적으로 범죄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그 행위에 위험성이 있다면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불능미수(不能未遂)
범죄를 실행하려는 의도가 있었고, 그 실행행위를 했으나, 결과적으로 범죄가 성립하지 않는 경우를 말합니다. 불능미수는 불능범과 유사하지만, 범죄의 실행 과정에서 범죄 성립이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실행을 시도한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불능미수의 사례
불능미수의 사례로는 다음과 같은 경우가 있습니다.
- 독이 없는 독약: 사람을 살해하려고 독이 든 것으로 착각한 물질을 먹였으나, 그 물질이 실제로는 무해한 경우.
- 비어 있는 금고: 도둑이 금고를 열려고 했으나, 실제로는 금고 안에 아무것도 없었던 경우.
불능미수는 범죄를 저지르려는 의도가 있었고 그 행위를 시도했다는 점에서 처벌의 대상이 됩니다. 다만, 실행의 결과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실제 범죄가 성립한 경우와는 다르게 처벌됩니다.
불능미수 성립 요소
불능미수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필요합니다.
- 범죄 의도: 범죄를 저지르려는 명백한 의도가 있어야 합니다.
- 실행 행위: 범죄를 실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행위가 있어야 합니다.
- 결과의 불가능성: 물리적, 법적으로 결과의 발생이 불가능해야 합니다.
- 위험성: 그 행위에 범죄의 위험성이 있어야 합니다.
따라서 불능미수는 범죄를 시도하려는 의도와 행위가 있었으나, 실질적인 결과가 발생하지 않은 경우를 말하며, 이 경우에도 법적 처벌이 가해질 수 있습니다.
구별해야 할 범죄
미신범(迷信犯)
범죄를 저지르려는 의도가 있었으나, 그 의도나 행위가 미신이나 잘못된 믿음에 기반하여 실제로는 범죄가 성립할 수 없는 경우를 말합니다. 미신범은 범죄자가 미신이나 잘못된 정보에 의존하여 범죄를 시도하는 상황을 의미합니다.
- 예를 들어 학생 A는 평소 자신을 괴롭히던 동급생 B를 살해하고 싶었다. 그런데 평소에 심령현상을 좋아하는 A는 저주인형으로 B를 저주하면 사망한다고 믿고 있었다. 이에 B를 살해할 목적으로 B를 저주하였다.
미신범은 범죄 의도와 행위가 있었지만, 그 행위가 실질적으로는 범죄 결과를 초래하지 않는 경우로, 법적으로는 불능범과 유사하게 다뤄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미신범은 그 행위의 동기가 미신이나 잘못된 믿음에 기초해 있다는 점에서 불능범과는 구별됩니다. 한국 형법에서는 미신범에 대해 특별히 명시된 조항은 없지만, 일반적으로 불능범이나 불능미수의 개념으로 처벌할 수 있습니다. 형법 제27조에 따르면, 실행의 수단이나 대상이 잘못되어 결과적으로 범죄가 발생하지 않더라도 그 행위에 위험성이 있다면 처벌할 수 있기 때문에, 미신범도 이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반전된 금지착오(환각범)
범죄가 아닌 것을 범죄라고 착각하고 행하는 것을 환각범(幻覺犯) 또는 반전된 금지착오라고 하며 형법상의 범죄가 아니므로 처벌되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범죄라고 생각하고 저질렀는데 범죄가 아닌 경우 처벌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 예를 들어 평소 개인 일기를 쓰던 A양은 짝사랑하던 B군이 C양과 다정히 걷는 것을 보고 질투가 난 나머지 집에 가서 술을 먹고 개인 일기장에 B군과 C양을 원망하는 글을 썼다가 깨어나서 이걸 명예훼손으로 착각하고 경찰에 자수했지만 기각되었습니다.
다만, 범죄가 아니라고 해서 마음껏 해도 된다거나 이러한 행위를 조장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범죄가 아니어도 도덕적으로 문제 되는 행동이 상당히 많이 있습니다. 이들 중에는 중혼이나 불륜, 초상권 침해와 같이 형사상 범죄는 아니더라도 징계나 민사상 손해배상의 책임을 지게 될 수 있는 행동도 많고 악의적 의도의 인터넷 박제 행위 같이 범죄가 아니어도 상대에게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것도 많습니다. 심각한 경우에는 형사처벌되지 않을 뿐 민사 소송을 당해 막대한 손해배상을 물어내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계셔야 합니다.